전나무 숲길과 호수를 품은 변산 내소사 직소폭포코스
- Cosmac
- 5월 7일
- 3분 분량
전라북도 부안군에 있는 변산반도 국립공원
우리가 아는 전라도의 평원위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변산.
변산반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변산은
옛부터 명승지로 꼽혀 왔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산이 겹겹이 쌓여 높고 깎아지른듯 하여 바위와 골이 그윽하다."
택리지에는 "많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있는데ㅡ 이것이 변산이다."라고 묘사하고
십승지의 하나로 꼽아 왔다.


서울 용산에서 익산행 첫기차로 떠났다.
작년 전북 고창 선운사로 가던길에 마주 했던 변산의 모습이 인상적이 었기 때문인데
버스에서 선운산을 찍을 수 있을듯 하여 창밖을 뚫어지게 보는데, 김제의 평야지역을 달리던 버스에서
갑자기 후욱 다가온 변산의 모습은 510m의 최고봉이라는 수치보다.
평야지대에서 갑자기 울룩불룩 솟은 바위산이주는 알 수 없는 힘이 있었다.
그 변산을 오른쪽 창에 끼고 가야겠다 라는 생각에
가는 교통편을 고른게
익산행 KTX - 익산에서 줄포항 - 변산 내소사 ..
앞으로 이곳을 간다면 부안으로 가서가는게 나을 듯하다.
익산 - 줄포항 - 내소사 가려던 계획은 버스 배차 시간이 맞지 않아
익산 - 부안 - 내소사 로 변경되었는데, 시간은 한시간 정도 더 걸리게 됐다.

익산에서 부안행 버스를 타면 김제를 거쳐 가는데,
김제 부근에서 차창 밖으로 온통 초록의 보리밭이 펼쳐진다.
부안에서 내소사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이 버스도 결국 줄포항을 거쳐서 간다.
가는중에 들판 뒤로 변산을 마난다.

초봄의 연두 빛으로 꽃단장 들어간 변산은 내 첫인상과 달리 우락부락한 모습은 아니다.
차창밖으로 초록의 보리밭과 마을 그리고 뒤에 자리잡은 변산이 좋은 날과 어우러져 편안한 모습이다.



부안에서 줄포 거쳐 변산 내소사로 가는길은 다양한 풍경이 펼쳐 졌다. 산과 바다와 들과 갯벌 그리고 바다를 들여 경작짓는 염전까지. 오늘의 목적지는 변산이지만, 다른 날에는 이곳들을 하나씩 둘러봐도 좋을듯 하다.
이동수단에 따라 눈에 걸리는 모습이 다른게 느껴진다. 오늘 처럼 버스를 타지 않고 직접 운전해서 왔다면, 이런 풍경들을 눈과 마음에 담아 두지는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버스 안에서 동네 주민들의 다양한모습도 같이 담아 두었다.
곰소염전 지나 얼마 안가면 변산 내소사 진입로로 들어선다. 내소사 부근이 변산에서 제일 사람이 많은곳이다. 사람은 많지만 대부분 내소사까지 갔다오는 분들이고 변산을 트래킹 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긴 하다.

내소사 일주문을 통과하면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이다. 이런 숲길을 어디서 봤지? 생각해보니 오대산 월정사 숲길이 이런 곳이 었다.
내소사는 633년 (백제 무왕 34년) 승려 혜구두타가 창건 한 절이라한다. 변산의 기암 괴석봉 그중 관음봉앞에 자리 잡았다.

천 수백년 넘는 고찰의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내소사를 뒤로하고 직소폭포로 향하는데,
초반부터 거친 경사가 이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소사가 발아래로 보이더니 바로 줄포만으로 들어온 서해바다, 그 건너편 고창 선운사가 한눈에펼쳐진다. 멋진 파노라마다.

다시 걸음을 재촉해서 관음봉 삼거리까지 오면 직소폭폭와 관음봉 갈림길이다. 관음봉 까지 얼마 남지 않은 거리지만, 산에서의 0.6km는 절대 무시할 만한 거리가 아니다. 오늘은 직소폭포 쪽으로 향한다.
직소폭포까지 가는길은 하산길인데 내소사에서 올라온길 보다 거칠어서 곳곳에 사다리와 쇠줄길이 암벽위에 펼쳐진다.
재백이고개 길까지 오면 급경사 코스는 일단락 되는데, 여기서 부터는 나즈막한 오솔길이다. 조금만 가면 직소폭포로 흘러가는 계곡도 만나는데, 졸졸졸 시냇물 계곡과 함께 걷는 세상 편안하고 고즈넉한 오솔길이다. 이런 국립공원 안에 있지 않은 평평한 땅은 모두 개발 되지 않았나 싶어서 그런지, 이런길을 걷고 있는, 이런 계절의 여왕 시절에 걷고 있으니 더 행복 했다.
거의 1.5km 가까이 되는 길을 걷고 나면 갑자기 절벽에 잔도길도 나오는데, 눈앞에 먼산이 보이며 귀로는 큰 물소리가 들린다. 한눈에 보이지 않아 물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리면 발아래 직소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거리는 10m ?20m? 하지만 바로 갈수 는 없고 폭포를 보려면 한참을 돌아가야한다.
산 사면을 따라 계곡 쪽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멀리 폭포가 보이고 계곡을 따라 다시 폭포 쪽으로 다가간다. 귓가에 물소리가 가득하다.
높이는 30m 쯤 된다고 한다.
폭포 앞까지 좀더 다가가서 본다.
좀전까지 세상 편안하게 흐르던 시냇물 같은 계곡이 갑자기 절벽을 만나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놀라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쳐다본다.

직소폭포 부터는 계곡에 절벽이 몇개가 더 나오며 멀리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계곡을 분옥담계곡이라 하는데, 여기서 아련히 보이는 직소폭포, 계곡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계단을 내려가다 보면
우아! 폭포에 폭포에 폭포..
이 계곡을 만드는 데 걸린 그 오랜 세월, 이 거대한 자연안에서 작아보이는 나..

멋진 곳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이제 내변산 깊숙한 곳까지 왔는데, 마지막 하일라이트는 직소보다. 첩첩 산중에 이런 호수 만날 수 있는곳이 다른곳 어디 있나 싶다. 이제 조금 뉘엿하게 떨어지는 해와 초봄의 신록이 잔잔한 호수위에 비쳐 이 새롭고 신기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호수 주변을 걷고 이 호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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